가성 치매는 치매처럼 보이는 인지 저하 증상이지만, 실제 뇌 손상 없이 주로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등 심리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상태입니다. 특히 중장년층과 노년층에서 종종 진성 치매로 오해되어 불필요한 불안을 유발하거나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 글에서는 정신의학 진단 기준인 DSM-5 기준을 토대로 가성 치매의 진단법과 진성 치매와의 차이, 그리고 치료 적기와 실제 가능한 치료 접근법에 대해 정리합니다.
가성 치매란 무엇인가 – DSM 기준과 진단 포인트
가성 치매(Pseudodementia)는 말 그대로 ‘가짜 치매’라는 뜻으로, 인지 기능이 감퇴된 듯 보이지만 실제 신경퇴행성 변화 없이 나타나는 심리성 인지장애입니다. DSM-5(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편람 제5판)에서는 가성 치매를 별도의 독립 진단명으로 분류하지 않지만, 주로 ‘주요 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에 수반된 인지장애의 양상으로 보고 기술합니다. 가성 치매 진단에서 핵심은 아래와 같은 차이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 인지 저하의 양상: 진짜 치매는 기억력보다 계산력, 시공간 능력 등에서 점진적 저하가 특징인 반면, 가성 치매는 기억력 위주이며 변화가 급격하게 나타납니다. - 환자의 태도: 진성 치매 환자는 자신의 인지 저하를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가성 치매 환자는 오히려 과도하게 불안해하거나 자책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검사 반응성: 신경심리검사에서 진짜 치매는 반복해서 점수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가성 치매는 검사 중 격차가 심하고 감정에 따라 변화가 큽니다. - 시간적 패턴: 진짜 치매는 천천히 진행되지만, 가성 치매는 우울 삽화에 따라 갑작스럽게 발현되었다가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성 치매 진단 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상담과 함께 신경심리검사, 필요 시 MRI 등 감별진단이 동반됩니다.
치료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
가성 치매는 진성 치매보다 치료 예후가 훨씬 좋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환자나 가족이 이를 단순 노화나 일시적 스트레스로 오해해 방치할 경우입니다. 실제로 진단받은 환자의 다수가 몇 달 혹은 몇 년간 증상을 방치하다가 병원을 찾습니다. 치료 적기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 해당할 때입니다. - 일상생활에 반복적인 실수가 생기거나, 평소와 달리 집중력이 떨어질 때 - 외부 자극에 둔감해지고 사람 만나는 것을 회피할 때 - 자존감 저하나 무기력이 심화되고, 자주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할 때 - 가족력이나 우울증 이력이 있는 경우 조기에 적절한 정신과적 치료를 시작하면 인지 기능은 대부분 회복되며, 진짜 치매로의 이행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성 치매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무조건 전문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성 치매 치료법 – 약물치료와 인지중재
가성 치매 치료의 핵심은 원인이 되는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의 치료입니다. 주치의 진단에 따라 항우울제 혹은 항불안제를 투약하는 것이 기본이며, 인지 회복을 위한 인지중재치료도 병행됩니다. 주요 치료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 약물치료: SSRI 계열 항우울제가 주로 사용되며, 투약 후 2~3주 이내에 인지기능도 함께 개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인지행동치료(CBT): 부정적 사고를 교정하고 문제 해결 능력을 회복하도록 돕는 접근으로, 인지기능뿐 아니라 감정 조절에도 효과적입니다. - 인지중재 프로그램: 보건소나 치매안심센터 등에서 진행하는 기억력 훈련 프로그램도 큰 도움이 됩니다. - 운동·생활요법: 규칙적인 신체활동, 사회적 교류 증진, 건강한 수면 리듬도 회복을 촉진합니다. 가성 치매는 '심리적 이유로 인한 인지 기능 저하'라는 점에서, 정신과 치료와 인지 재활이 병행될 때 가장 효과가 높습니다. 치료는 조기에 시작할수록 회복 가능성이 높고, 재발률도 낮아집니다.
가성 치매는 진성 치매처럼 보이지만 뇌 신경세포의 퇴행과는 무관한 심리적 인지장애입니다. DSM-5 기준에 따라 우울증의 한 증상으로 간주되며, 조기 진단과 치료 시 상당한 회복이 가능합니다. 혼동될 수 있는 진짜 치매와의 감별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선 가족의 관찰력과 환자 본인의 자각이 중요합니다. 증상이 의심된다면 지체 없이 전문의 상담을 받고, 약물치료와 인지중재를 병행한다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치매를 막는 첫걸음은 조기 인지와 적극적인 대처입니다.